설 차례의 모든 것

민족 최대의 명절, 설이 다가왔습니다. 명절엔 온 친척이 모여 차례를 지내는 게 우리나라의 오랜 전통이지만, 요즘은 제사 대신 여행을 가거나 휴식을 즐기는 추세죠. 하지만 아직 조상에 대한 예의를 지켜 차례 지내는 집도 많다는 점~ 1년에 두 번밖에 지내지 않아 잊어버린 분도 많을 텐데 오늘 서울우유는 설 차례에 대한 모든 것을 알려드릴게요. 특히 새내기 주부들이라면 필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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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쓰는 법
지방이란 차례나 제사에 조상을 모시기 위해 종이 적는 것을 말합니다. 일반적으로 폭 5~6cm, 길이 20~22cm 한지나 일반 하얀 종이에 작성하죠. 각 관계에 맞는 양식에 따라 한자 또는 한글로 쓰는데 한자가 정석이지만 요즘엔 한글로도 많이 쓴다고 합니다. 원래 제사를 지낼 땐 사당에서 지내거나 위패를 가져다 쓰지만, 오늘날 가정엔 사당도 없고 조상의 위패도 없기 때문에 임시방편으로 종이에 글을 적은 것으로 대신한 것이 지방이라고 해요.

먼저 지방에는 왼쪽에 아버지(고위)를, 오른쪽에 어머니(비위)를 적으면 되는데요. 만약 한 분만 돌아가셨을 경우에는 고위, 비위를 중앙에 쓰면 됩니다. 각 지방의 맨 위에는 고인을 모신다는 뜻인 나타날 현(顯)을 쓰고, 이어 고인과 제사를 모시는 사람의 관계, 고인의 직위, 고인의 이름을 순서대로 적은 후 마지막에 신위(神位)를 쓰면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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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차례상 차리기
다음은 제일 손이 많이 가는 차례상 차리기입니다. 아마 주부라면 가장 먼저 챙겨야 할 정보일 텐데요. 워낙 음식 가짓수가 많기 때문에 하나하나 꼼꼼하게 기록해두고 빠지는 음식이 없도록 합시다.

위패를 기준으로 가장 가까이에 있는 1열엔 국수, 술잔, 밥, 국, 시접 등을 놓습니다. 이때 반서갱동(飯西羹東)이라 해서 밥과 술은 서쪽, 국은 동쪽에 놔두면 됩니다. 설날엔 밥과 국 대신 떡국을 놓기도 한다고 해요.

2열엔 동그랑땡 등 전과 꼬치에 햄, 맛살, 채소 등을 끼워 넣은 산적을 놔둡니다. 이때 어동육서(魚東肉西)라고 해서 어류는 동쪽에, 육류는 서쪽에 놔두고 두동미서(頭東尾西)라고 해서 생선의 머리는 동쪽, 꼬리는 서쪽에 놔두면 됩니다. 그러니까 서쪽부터 육전, 육적, 어적, 어전을 높으면 되는 거죠.

3열엔 탕을 놔둘 건데요. 양옆에 촛대를 놔두고 그사이에 육탕, 소탕, 어탕 등을 놓이면 되는데 반드시 홀수 개(1,3,5)로 준비합니다.

4열엔 나물, 식혜, 포를 놔두는데요. 서쪽부터 포, 나물, 간장, 김치, 식혜 순으로 놓으면 돼요. 이때 한자는 좌포우혜(左脯右醯)라고 해서 포는 왼쪽에, 식혜는 오른쪽에 놔둬야 하고 생동숙서(生東(熟西)라고 해서 동쪽에 김치, 서쪽에 익힌 나물을 놔두면 됩니다.

마지막으로 5열엔 과일과 약과를 놔둡니다. 조율이시(棗栗梨枾) 또는 조율시이(棗栗枾梨)로 대추-밤-배/감-감/배 순서로 놔두면 되고, 홍동백서(紅東白西)라고 해서 붉은색은 동쪽에, 흰색은 서쪽에 놔두면 됩니다.

참고로 복숭아, 팥, 마늘, 고춧가루는 귀신을 쫓는 음식이라고 해서 놔두면 안 되며 삼치, 꽁치 등 ‘–치’로 끝나는 생선은 과거 하급생선이라 해서 제사상에 올리면 안 돼요. 또한, 생전 고인이 싫어했던 음식을 올리지 않는 것도 기본이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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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차례 순서
설날 당일 아침엔 앞에서 알아봤던 차례상을 정성스럽게 마련하고 차례를 지냅니다. 1년에 2번씩 지내오는 행사지만 매번 순서를 잊어버리기도 부지기수인데요. 일반적인 차례 순서를 알려드릴게요. 물론 차례나 제사는 지방과 집안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는 점 참고해주세요.

1. 진설: 식지 않는 음식을 차린다.
2. 출주: 부모, 조부모, 증조부모, 고조부모 등 제사를 지낼 분의 지방을 작성한다.
3. 강신: 제주가 향을 피우고, 집사는 술을 잔에 붓는다. 제주가 모삿그릇에 2번 나누어 붓고 두 번 절한다.
4. 참신: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5. 진찬: 진설에서 차리지 않은 나머지 차례 음식으로, 식어서는 안 될 음식을 올린다.
6. 헌작: 제주가 신위에 잔을 올린다.
7. 계반삽시, 삽시정저: 메의 뚜껑을 열어 숟가락을 꽂고, 젓가락은 적이나 편에 올려놓는다.
8. 합문: 조상님이 식사할 수 있게 제청 밖으로 나가고 문을 닫거나 제사 앞 병풍을 가린 후 모두 엎드린다.
9. 계문: 연장자가 기침을 세 번 하면 전원이 제청 안으로 들어오거나 병풍을 걷고 일어선다.
10. 철시복반: 수저를 거두고, 메의 뚜껑을 덮는다.
11. 사신: 신을 보내 드리는 절차로, 남자는 두 번, 여자는 네 번 절한다.
12. 납주: 신주를 원래의 자리인 사당 감실에 모신다. 지방을 모셨을 경우, 지방을 향로 위에 놓고 태운다.
13. 철상, 음복: 차례 음식을 내리고 차례상 등의 기물을 정리하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조상의 덕을 기린다.

상황에 따라 변경되거나 몇 가지 빠질 수도 있지만 이 13가지 절차가 기본이랍니다. 잘 숙지하셔서 무탈하게 차례 올리길 바랄게요.

조상의 덕을 기리는 차례지만, 막상 조상 덕을 본 사람들은 명절에 해외여행 간다는 우스갯소리를 하곤 합니다. 그만큼 요즘엔 ‘과연 명절에 전통 차례를 지내야 하는가’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들려오고 있는데요. 이런 논외는 둘째 치더라도 일단 오랜만에 고향에서 부모님, 친척들, 고향 친구들의 얼굴을 보고, 서로의 안부를 물을 수 있는 긴 연휴가 생겼어요. 그렇기에 명절만큼은 푹 쉬기 바랍니다. 여러분 모두 즐거운 설 보내세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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