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몰랐던 커피 덕후들!

지금은 커피 한 잔이 정말 흔하지만 이렇게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오기까지는 수백 년의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수백 년의 시간 동안 커피를 너무나도 사랑했던 과거의 사람들에 대해 알아볼까 합니다. 우리나라 역사 속 인물부터 서양 예술계 거장들까지! 우리가 몰랐던 커피 덕후들에 대해 알려드릴게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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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제26대 왕, 고종
조선 26대 왕이자 흥선 대원군의 아들인 고종 황제. 궁중 다례 의식에 커피를 사용할 수 있게 할 정도로 커피를 좋아했고, 서양 외교관들과 만날 때뿐만 아니라 평상시에도 커피를 자주 마셨다는 기록이 있습니다. 그가 커피의 향이 평소와 다른 것을 느끼고 마시지 않아 독살을 피했다는 유명한 일화도 있죠.

고종 황제가 커피를 접하게 된 경로엔 다양한 추측들이 있는데요. 1876년 일본과의 강화도 조약 이후 미국, 영국, 러시아 등 서양 여러 나라와 적극적으로 교류하기 시작하면서 각국의 공사관, 외교관 등을 통해 커피를 접한 것으로 추측하고 있습니다. 또한 부인인 명성황후가 시해된 사건 이후, 아관파천 당시 러시아 공사관에서 커피를 처음 마시고 푹 빠졌다는 이야기도 있어요.

이때의 커피는 서양에서 온 탕이라는 뜻의 ‘양탕(洋湯)국’, 한자로 음차한 ‘가배(咖啡)’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는데, 고종은 커피를 ‘가비’라고 불렀답니다. 달지만 씁쓸한 커피의 매력에 빠진 고종. 환궁 이후에도 덕수궁 옆에 정관헌이라는 정자를 짓고 그곳에서 커피를 마시며 연회를 즐겼다고 해요. 어쩌면 위태롭고 어지러웠던 조선에서 고종의 커피 사랑은 여유를 찾으려는 몸부림이었을지도 모르겠네요.

2

음악의 아버지, 바흐
위대한 음악가인 바흐. 많은 음악을 탄생시키며 엄청난 음악적 업적을 이뤘죠? ‘음악의 아버지’라고 많이 불리지만 ‘커피의 아버지’라고도 불릴 정도로 커피를 사랑하고, 하루에도 수십 잔씩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그의 유품에는 악기, 악보와 함께 5개의 커피포트, 식기가 있었다고도 하죠.

바흐는 작곡을 시작하기 전이나 작곡 도중 혹은 작곡을 다 마치고 난 뒤에 항상 커피를 마시며 악보를 살폈고, 그 당시 여러 공연이 진행되어 유럽 사교의 장이었던 커피 하우스를 즐겨 찾아 사람들과 사교생활을 한 것으로 전해집니다. “모닝커피가 없으면 나는 그저 말린 염소 고기에 불과하다”라는 말을 남기기도 했어요.

또한 바흐는 커피를 주제로 한 음악을 작곡할 정도로 커피를 사랑했답니다. 그 음악이 1732년에 작곡된 ‘커피 칸타타(Coffee Cantata)’예요. 악기 반주가 동반되는 성악곡이며, 총 10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유쾌하고 익살스러운 가사가 인상적인데요. 커피를 너무 사랑하는 딸, 리센과 그런 딸이 걱정되어 커피를 마시지 못하게 하려는 아버지의 대화를 유머로 풀어냈죠. 이 곡엔 “커피를 하루 세 번 마시지 않으면 못 살 것 같아요. 커피는 천 번의 키스보다 달고, 무스카테 와인보다 더 부드러우며, 기분을 기쁘게 만들어 줘요”라는 딸의 대사가 있는데요. 비록 딸의 목소리지만 커피에 대한 바흐의 진심과 사랑을 알 수 있답니다.

3

프랑스 소설계의 거장, 발자크
《절대의 탐구》, 《고리오 영감》 등 프랑스를 대표하는 문학 작품을 쓴 작가, 오노레 드 발자크. 그 역시 커피 애호가인데요. 소설가로 지내는 20여 년 동안 약 74편의 작품을 쓰면서 하루에 10시간 이상 일하며, 무려 하루 평균 40~50잔의 커피를 마셨다고 합니다. 52살이라는 그의 이른 죽음은 카페인 과다 복용에 의한 심장병 악화가 원인이었죠.

그렇다면 왜 그는 이렇게 커피에 중독되게 된 걸까요? 평론가들은 그가 사업에 실패해서 진 빚을 갚기 위해 그리고 사랑하는 여인에게 애정을 구하기 위해라고 정리하고 있습니다. 그가 33살 때 첫눈에 반한 백작 부인이 있었는데요. 안타깝게도 유부녀였습니다. 하지만 그녀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못한 발자크는 줄기차게 구애를 하죠. 결국 백작 부인은 남편이 죽은 후에 받아주겠다고 약속을 했는데, 그 약속을 철석같이 믿은 발자크는 부인에게 걸맞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일념으로 끊임없이 소설을 썼습니다. 그리고 18년 후, 약속이 지켜지게 되죠. 하지만 안타깝게도 결혼 5개월 만에 심장병으로 사망하고 맙니다.

긴 시간 동안 작품만 쭉 써온 그에게 커피란, 빚을 갚게 해주고 사랑하는 사람에게 애정을 구할 수 있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였습니다. 그래서 그는 커피를 “내 삶의 위대한 원동력”이라고 표현했죠. 실수를 줄여주는 마법이자, 친구 같아서 어떤 소설은 오직 커피 덕분에 완성한 적이 있다는 말도 했어요. 말 그대로 발자크는 커피에 살고, 커피에 죽는 커피 마니아였답니다.

 

현대인들 못지않게 과거 사람들 역시도 커피를 사랑했던 걸 보면 커피의 매력은 시간이 지나도 쭉 이어져 오나 봅니다. 누군가에겐 예술적 영감을 주고, 누군가에겐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커피. 오늘 하루는 커피 한 잔 마시며 바흐의 음악을 듣고, 발자크의 소설 한 편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요?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