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홍혜걸 박사 “우유가 위험? 과하지만 않으면 충분히 좋은 식품”

한수진의 SBS 전망대, 홍혜걸 의학박사와의 대담

▷ 한수진/사회자:

하루에 우유 석 잔 이상을 마시면 조기 사망 위험이 커진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이 결과에 반박하는 의견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일부의 의견일 뿐 사망 원인을 우유섭취로 단정 짓는 건 설득력이 부족하다, 특히나 한국인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는 건데요. 뭐가 맞는 건지 좀 혼란스럽습니다. 그래서 이번 주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에서는 바로 이 문제 짚어보겠습니다. 홍혜걸 박사 전화 연결되어 있습니다. 박사님?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네 안녕하세요.

▷ 한수진/사회자:
안녕하세요. 지금 스웨덴의 한 대학 연구진이 조사한 결과라고 하는데, 박사님은 이 조사 결과 어떻게 보셨어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사실은 이 우유뿐 아니라 뭐 비타민도 그렇고, 이 식품과 관련해서는 외신 보도가 참 헷갈릴 때가 많습니다. 예컨대 뭐 어떤 질병에 좋다는 보도가 있다가 또 몇 달 후에는 또 나쁘다, 또 몇 달 후에는 좋다, 그래서 사람들이 이거 좋다는 이야기야 나쁘다는 이야기야, 상당히 좀 의아해 하시는데요. 이게 근본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라는 사실을 제가 좀 말씀드리고 싶어요.

왜냐하면 이게 약이 아니고 식품이잖아요. 우유 같은 게요. 그렇기 때문에 어떤 식품을 먹고 더군다나 사망 비율이 좋아진다, 나빠진다, 이렇게 사실은 판단하는 것 자체가 무리가 있다는 이야기죠. 예를 들면 가장 강력한 약물로 알려진 고혈압 치료제도 한 10년 먹어도 말이죠. 사망률이 한 10%에서 20% 왔다 갔다 하나 그 정도 줄인 것에 불과합니다. 가장 낮추기가 어려운 보건지표가 사망률인데, 약도 아닌 식품, 특정 식품을 먹고 뭐 사망률 떨어졌다, 좋아졌다, 이런 제가 볼 때는 잣대가 좀 잘못 적용 된 거다. 너무 과대평가하면 안 된다. 본질적으로 그럴 수밖에 없다, 라는 걸 좀 이해하실 필요가 있으실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사실 뭐 여러 가지 변수가 작용할 수 있는 거잖아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확한 이야기입니다. 이번 연구는 특히 더 그런데요. 제가 이런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어요. 옛날에 한 대학에서 그 조사를 했더니 발가락에 티눈이 많은 사람들이 수명이 길다, 라는 그 발표를 한 적이 있어요.

▷ 한수진/사회자:
발가락에 티눈이 많은 사람들이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그러게요. 이거 어떻게 해석합니까. 몇 만 명을 대상으로 통계를 내보니까 그렇게 나왔다는 거예요. 근데 이것은 이제 교란 변수가 하나 숨어 있는 거죠. 운동이라고 하는 요인이 숨어 있는 거죠. 그러니까 운동을 많이 하면 아무래도 발가락에 티눈이 많이 생기죠. 그래서 오래 산겁니다. 근데 운동 때문에 오래 산건데 겉으로 볼 때는 이게 꼭 티눈 하고 관련이 있는 것처럼 통계적으로 보인다는 이야기죠.

그런데 이번 연구도 보면요, 우유를 많이 마신 사람, 적게 마신 사람들을 한 10년 넘게 관찰해서 우유를 많이 마셨더니 ‘어 오히려 더 사망률이 높아졌다’, 이건데, 중요한 건 우유를 많이 마신 사람이 담배를 많이 펴서 그런 건지, 운동 부족인지, 또는 체중이 많이 나가서, 또는 뭐 술을 많이 마셔서 그런지 이런 요인들을 충분히 보정하지 못했다, 라는 것이 제 생각입니다. 그래서 이 연구결과는 뭐 흥미 위주로는 들을 수 있습니다만 너무 우유를 마시지 말아야겠다, 좀 확대해석인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당장 우유를 끊거나 그럴 필요는 없다는 말씀이세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제가 보기엔 그렇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예, 그런데 또 이 결과를 보면서 아 정말 그럴까, 라고 생각했던 분들이 있으시다면 아마 요즘에 그 우유의 유해성 여부에 대한 논란이 좀 있었기 때문이 아닐까 싶어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그건, 요새 우유도 많이 안 팔린다면서요.

▷ 한수진/사회자:
그렇다면서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우유가 굉장히 뭇매를 많이 맞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우유 안에 뭐 항생제가 들어있다, 성장호르몬, 다이옥신 이런 게 있다. 우유가 이종단백질, 소나 먹어야지 사람이 먹으면 안 되고.. 또 몇 년 전에는 일본 의사 한 분이 책을 내서 산화 지질이라는 독성물질이 있어서 뭐 오히려 암을 일으키고, 골다공증 생긴다.. 이런 식으로 안 좋은 보도들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는 이런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이게 상식적으로 판단할 때, 만일 정말 우유가 아까 말씀 드린 대로 여러 가지 이유들로 인해서 통계적인 연관성이 아니라 인과관계로 여러 가지 질병을 일으키는 소인이 있다면, 예들 들어 세계 보건 기구나 뭐 미국 FTA라든지 하는 권위 있는 보건 기관이나 단체에서 어떤 조치를 내리지 않았을까요?

▷ 한수진/사회자:
벌써 조치를 내렸을 거다.

1 (2)▶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지금까지 단 한 번도 그런 이야기는 없었단 이야기죠. 그리고 지금도 여전히 선진국에서는 우유를 일본은 우리나라 두 배, 미국 세 배, 핀란드는 열세 배나 우유를 많이 마시고 있고요. 이게 무슨 낙농업계의 음모론, 또는 뭘 알고 있는데, 감추고 있다…선진국은 어른들 뿐 아니라 2세들에게도 우유를 많이 먹이고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그거는 아니란 이야기입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우유 유해론은 좀 많이 부풀려진 부분인 거죠.

그러니까 예를 들면 유해물질 같은 경우는 비단 우유만 있겠습니까. 우리가 마시는 물, 음식, 다 조금씩 들어 있다는 이야기죠. 요즘은 이제 검출 기법이 많이 발전해서 나노그람 수준, 또는 뭐 피코그람 수준까지 찾아내잖아요? 그런데 뭐가 있다 없다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얼마나 많이 들어 있는가가 판단기준이 돼야 하는 거고, 그런 면에서 제가 볼 때는 우유는, 완전식품은 아닙니다. 너무 칭송할 필요는 없지만, 예컨대 우유 안에 유지방을 많이 먹으면 아무래도 성인병 많이 생기고 살도 찌고 그렇죠. 그런데 이게 정말 무슨 독극물인 것처럼 먹으면 안 되고 이런 건, 저는 아니라고 봅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런데 체질에 따라서는 우유가 좀 불편하신 분들이 있기는 있죠?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그거는 맞습니다. 네 그, 정확하게 그 유당불내증이라고 해서 우유 안에 당, 유당을 분해시키는 효소가 부족한 분이 있죠. 이런 분들은 이제 확실히 배도 아프고 불편하고 그렇기 때문에 안 드시는 게 좋죠. 옛날에 이제 못 먹고 못 살던 영양결핍시대에는 이런 분들도 우유라도 먹었어야죠. 그런데 지금은 그런 분들이 굳이 배 아픔을 참으면서까지 우유 먹어야 한다,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그렇지 않은 분이라면 제가 보기엔 우유 한 두잔.. 뭐 칼슘 있죠, 단백질 있죠, 선용할 가치가 충분한 식품이라고 생각합니다.

▷ 한수진/사회자:
그렇군요. 근데 아까 또 박사님께서 말씀해 주셨지만 우리나라보다 두 배, 세 배, 핀란드는 열세 배 우유를 많이 마신다고 하고요. 그럼 우리가 적게 마시는 편이네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상대적으로 양으로 따져본다면, 근데 사실은 몇 천 년 전부터 인류가 우유를 마셔왔잖아요. 예컨대 아토피도 마찬가지에요. 우유가 아토피를 일으킨다, 아닙니다, 그러니까 그 전체 아토피 가운데 우유가 원인으로 밝혀진 사람은 아주 소수만 해당되는 경우고요.
다른 원인으로 아토피가 있는 경우에는 우유 마시는 걸 또 마찬가지로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이야기에요. 요즘은 이상하게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이 우유 유해론이 여론의 힘을 많이 얻고 있는 편인데, 저는 그것은 과학적인 태도는 아닌 것 같아요.

▷ 한수진/사회자:
그러면, 오늘 아침에도 우유들 한 잔 딱 드시고 출근하는 분들 많이 계실 것 같은데, 우유 섭취와 관련해서 좀 조언을 해주신다면, 가령 뭐 권고량도 그렇고요.

▶ 홍혜걸 의학박사 / 서울대학교 대학원:
네, 저지방 우유 드시면 좋죠. 지방을 제거한. 그게 아무래도 성인병에 도움이 되니깐. 당연히 저지방 드시면 좋고요. 그리고 아까 유당불내증 있어 배앓이가 있는 분들은, 좀 따뜻하게 데워서 식사 직후에 소량씩 마시면 대개 한 두 달 지나면 좀 좋아지는 걸로 돼 있거든요. 그렇게 해서 우유와 친해지는 것도 방법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우유가 조금 비싼 생수보다 제가 알기로는 가격이 싼 걸로 알고 있어요. 그래서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칼슘이 많이 부족하고 그러면 사람들이 좀 공격적이고 신경도 날카로워지고 그렇거든요. 뼈뿐만 아니라. 그래서 우유 드시면 좋습니다.

▷ 한수진/사회자:
알겠습니다. 너무 걱정 많이들 하지 마시고, 적당히 잘 섭취하시면 좋을 것 같네요.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홍혜걸 박사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기사 출처 : 대한민국 뉴스리더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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